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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슈트랙백)직장서 언제 스트레스 받나요?

순수나꾸 2007. 4. 11. 13:21
 

최근 보도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스트레스 보유율이 95%로 미국(40%)과 일본(61%)보다 월등히 높고, 사무직 종사자의 자살자 수는 2000년 268명에서 2005년에는 597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좀 의아한 것은 이 스트레스를 회사가 관리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더군요. 선진국에서는 이 같은 시스템이 도입돼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또한 국내 한 기업에서도 정신과 의사, 상담 심리사 뿐 아니라 경력관리 컨설턴트, 재테크 컨설턴트 등 10여명의 전문가가 배치돼 상담을 해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좋은 취지이기는 하지만, 회사가 운영하는 상담소를 과연 얼마나 많은 직장인이 마음 놓고 상담하는 곳으로 활용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회사가 운영하는 상담소가 과연 직원들의 상담내용에 대해 ‘비밀보장’을 해 줄까 하는 의구심이 분명 직장인들 사이에 존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저도 조그만 중소기업 팀장 위치에 있는데, 어떤 한 직원이 아무래도 뭔가 이상할 경우 상담을 해 보면 가정에 일이 있다든가, 건강에 이상이 있다든가, 회사나 직장 상사에 대한 불만 등 뭔가 분명한 이유는 있더군요.


하지만 이 같은 상담내용을 회사에게 보고하면 두 가지 반응이 나옵니다. 하나는 인간적인 측면에서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입장에서 ‘저런 상태로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업무 능률이 오를까?’ 하면서 은연중에 회사에 미치는 악영향을 걱정하면서 새로운 사람으로 채용하는 것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사장님이나 그 이하 윗사람들이 간혹 ‘회사에 바라는 것이 있느냐?’면서 각자 불만사항이나 개선사항 등 바라는 것을 적어 내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행위가 곧 회사가 운영하는 상담소와 비슷한 거겠지요? 아무튼, 이것저것 적어내면 실제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그 일로 인해 역으로 불이익이나 나쁜 평가를 받는 경우도 간혹 있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소위 짤릴까봐 사소한 불만 등만 이야기할 뿐 정작 마음에 있는 것은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런 일이 비단 제가 다니는 회사의 일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대기업이나 노조가 있는 규모 있는 회사의 경우에는 좀 다르겠지만, 소규모 중소기업에서는 사실 법은 그냥 법으로만 존재할 뿐 현장에서 그 법이 노동자를 지켜주지는 못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니까요. 그러니 사실 회사에서 상담소를 운영한다고 해도 ‘비밀보장’에 대한 의구심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설령 회사가, 혹은 법적으로 ‘비밀보장’을 약속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직장인이 스트레스 상담을 상담소를 통해 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대책이라고 봅니다.

 

혹여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내가 처한 개인적 상황이나 회사나 직장상사 등에 한 불만 등을 상담할 경우 이 상담 내용을 회사가 보고 다른 판단(해고 등)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대한민국 기업 중 위에서처럼 정신과 의사, 상담 심리사, 재테크 컨설턴트까지 갖춘 상담소를 운영할 회사가 몇 개나 될까요? 몇몇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사항일 뿐 수많은 중소기업 직장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대책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상담소 운영 말고, ‘소통의 공간’인 ‘이슈트랙백’과 댓글을 통해, 회사는 직원들의 고민과 불만과 애로사항을, 상사는 부하직원의 고민과 불만과 애로사항을, 부하직원은 상사의 고민과 불만과 애로사항을, 또한 동료 사이에서의 불만과 애로사항 등을 서로 공유하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모든 직장인들에게 ‘직장에서 언제 스트레스 받나요?’라는 주제를 던져 봅니다.

 

물런 직장인의 스트레스 해소에 얼마나 영향과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직장인들의 솔직하고도 현실적인 상황이 적힌 글들은 그 어떤 설문조사 내용보다 정확하리라고 봅니다. 또한 그 속에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좋은 방향과 대안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가져 봅니다. 그리고 이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어떤 경우에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회사나 직장 상사, 혹은 부하 직원 등이 서로 알 수 있다면 상호간 이해와 존중의 공간을 더 넓혀 스트레스를 다소나마 줄이는 계기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출처 : 텅빈 충만을 위한 진보
글쓴이 : 장희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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